지리산 칠선계곡 수 많은 소와 담 그리고 폭포가 엮어내는 지리산 최고 걸작품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면 보통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그리고 지리산 칠선계곡을 꼽는다. 이에 걸맞게 칠선계곡은 7개의 폭포와 수많은 소들이 모여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한다. 특히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지대로 마폭포와 천왕봉간의 울창한 수림은 가히 독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아직은 오염되지 않은 느낌을 받는 칠선계곡 코스는 지리산 계곡 등반로 중에서 가장 길로 험한 곳으로 유명한데 세심한 주의와 충분한 사전준비가 요구된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 길이 비교적 뚜렷한 편이지만 종종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각 산악회에서 설치한 리본을 확인해가며 등반한다면 무난하다. 비 오는 날에는 미끄러운 바위 비탈과 계곡 건너는 데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특히 여름장마철에는 계곡내에 인공시설물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계곡을 건너는 데 극히 위험함은 물론 겨울철에도 북향의 깊은 골짜기라서 적설량이 많고 기온이 급강하하여 등반의 최악의 조건을 형성한다. 충분한 장비없이 섣불리 도전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 계곡에서 물놀이하다 심장마비로 익사하는 사건도 종종 발생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두지터는 오목한 평지로 사방을 산자락이 감싸고 있는 이곳 지형이 쌀뒤주를 닮았다 하여 두지터로 부르며 일설에 두지터가 가락국 어느 임금이 국골에서 진을 치고 있을 때 식량창고 였다는 얘기가 있다. 지형상으로 부르는 의미가 아닌 역사적인 전설속에서 해석되는 얘기다. 지금은 모래와 돌로 다소 메워진 선녀탕에는 동화와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일곱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곳 선녀탕에서 목욕할 때 평소 선녀들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곰이 선녀들의 옷을 훔쳐 바위틈에 숨겨버렸다. 목욕을 마친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맬 때 마침 사향노루가 자기의 뿔에 걸려있는 선녀들의 옷을 가져다 주어 일곱선녀는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곰이 바위틈에 누워 있던 노루의 뿔을 나뭇가지로 잘못 알고 선녀들의 옷을 숨겼던 것이다. 그리하여 선녀들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푼 사향노루를 칠선계곡으로 집단이주 시켜 살게 하고 곰은 이웃 국골로 내쫓아버렸다고 한다. 선녀탕의 바로 위에 수심 3~4m, 넓이 100여평 남짓한 옥녀탕이 반긴다. 매끈한 암반으로 흘러내린 막은 계류가 잔잔한 물경를 일으키고, 푸른 하늘을 가려버린 짙은 녹음이 물에 비치는 꿈 같은 경치가 가히 일품이다. 칠선계곡에서 가장 넓고 빼어난 소가 바로 옥녀탕인데 그 옆에는 널찍한 반석도 있어 휴식에는 최적이다. 옥녀탕 위쪽으로도 계속해서 기암과 옥류가 멋진 소를 만들어내 비경의 연속이다. 돌길을 따라 때로는 아찔한 벼랑과 미끌미끌한 바위를 비껴 지나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길이지만 하늘이 그대로 잠긴 듯한 짙푸른 비선담에 이르러서는 피로도 싹 가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