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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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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떠있는듯 간월암은 수면위에서 사람들을 맞았다. 밀물에 다리는 끊겨 세상을 초월한 절집 면모를 보여줬다. 한달음이면 닿을 거리에서 간월암이 세상과 절연해 부유하는 것이었다. 렌즈=24㎜셔터스피드=1/80 조리개=f9.0 감도=ISO125

굳이 날을 정해놓고 교회나 절에 가라는 법은 없겠다. 하지만 이즈음, 때가 때이니 만큼 찬바람 쐬면서 맑은 마음 가지고 돌아오면 좋겠다. 그래서 2015년 1월에는 성당 한 군데와 절집 두 군데 그리고 꽃밭과 옛 정취가 있는 마을을 하루 나절에 찾아가본다. 추운 바람일랑 가족들 손잡고 이겨내고 올 한 해 소원도 빌어보면 좋겠다. 공세리 성당<사진>에서 수덕사까지, 수도권에서는 하루면 충분한 새해 나들이.

공세리성당과 이명래고약



	공세리 성당

천주교가 들어온 조선 후기 신유·기해·병오·병인 박해에 순교자 1만여 명이 나왔다. 그 가운데 많은 이가 충남 아산 내포리 사람이다. 1895년 조세창고 부지였던 그 내포리 언덕에 프랑스 신부가 성당을 세웠다. 1922년 지금 서 있는 고딕 양식 본당이 건립됐다.
품고 있는 혼란스러운 역사와 달리 풍경은 평화롭다. 300년이 넘은 노거수들이 본당을 에워싼다. 겨울바람에 철새들이 날아간다. 본당 주위 산책로도 근사하다. 성당은 철마다 철에 맞는 낭만적인 풍경으로 갈아입는다. 그 풍경을 배경으로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됐다. '태극기 휘날리며' '사랑과 야망'이 대표적이다.

'이명래 고약'은 일반 상식과 달리 한방이 아니라 프랑스가 뿌리다. 1895년에 부임한 프랑스인 에밀 드 비즈 신부가 만들어 무료로 나눠준 종기 치료약이다. 그때 신부를 도와 약을 만들던 신도 이명래가 제법을 전수받았다.

외암리민속마을과 세계꽃식물원

외암리는 송악면 외암리에 있다. 중요민속자료 236호다. 외암리에는 500년 전 마을이 생겨나 지금까지 외형이 유지되고 있다. 초가집은 물론 벼슬을 받은 양반가 기와집들도 눈에 띈다. 모두 사람 사는 집들이다. 매표소를 지나 다리 건너 왼쪽으로는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재현 마을이, 오른쪽으로는 실제 마을이 있다. 아쉽지만 실제 마을 집들은 주민들이 허락하지 않는 한 들어갈 수 없다. 공세리성당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

민속마을에서 25분 정도 거리에 세계꽃식물원이 있다. 아직은 멀고먼 봄을 미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겉은 비닐하우스 몇 동이 전부지만 들어가면 다르다. 잘 짜인 관람로를 따라 난초·백합·허브·선인장·각종 나무까지 갖은 꽃들이 피어 있다. 하우스 안은 춥지 않으니 차에서 내리면 외투는 벗어둔다.

온천 혹은 간월암

식물원에서 나온 시각이 점심 무렵이라면 선택을 해야 한다. 온천을 즐길 것이냐 아니면 간월도로 가서 굴밥을 먹을 것인가. 도고온천은 세계꽃식물원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조선시대부터 인기였던 온천이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파라다이스도고 추천. 물놀이시설이 함께 있다. 온천욕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서산 간월도로 간다. 도고온천에서 1시간 거리다. 1984년 천수만 간척으로 육지로 변한 섬이다.

간월도 앞에는 간월암이라는 작은 절이 있다. 망망(茫茫)한 물 위에 점처럼 떠 있는 섬 하나가 절이다. 무학대사가 이 절에서 달을 보고 진리를 깨쳤다고 하여 간월암(看月庵)이다. 썰물 때는 시멘트다리가 드러나고 밀물 때는 사라진다. 그 어느 때든 간월암은 기이하다. 언덕 위 주차장에서 내려다보면 허공에 떠 있는 요새 같다고 할까. 해 뜰 녘 혹은 해 질 녘, 안개 자욱한 때에 언덕 위에 서면 진짜로 진리와 나 사이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착각에 빠진다. 맛집 간월도맛동산에 가면 굴밥을 먹을 수 있다. 굴도 푸짐하고,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청국장도 신기하다.

예술의 향기, 예산 수덕사

화가 이응로는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전 수덕사 앞에 살며 그림을 그렸다. 홀연히 그가 떠나고 남은 여인은 그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가 살던 공간 주위는 미술관으로 변했다. 그의 작품들과 선화(禪畵)들을 볼 수 있다. 간월도에서 40분 거리다.

수덕사는 큰 절이다. 사하촌은 웬만한 도심 못지않게 번화하고 절 경내도 그만큼 번잡하다. 대웅전은 다르다. 대웅전은 단청 다 벗겨진 고려 때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대웅전 뒤쪽 기둥 가운데 일제 강점기 때 보수한 기둥 3개와 다른 기둥들을 비교하면 그 세월을 느낄 수 있다. 맞배지붕 좌우편 벽도 본다. 어쩌면 건물 벽을 저렇게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꼬. 이렇게 수덕사에서 겨울 여행을 끝낸다. 날은 춥지만 경건한 공간에서 시작해 경건한 공간에서 끝맺는 여행이었다.

촬영 정보
1. 허공에 떠 있는 듯한 간월암을 촬영하려면 해 질 녘이나 해 뜰 녘, 안개가 낀 날을 택할 것. 안개가 있으면 수면 위 부유물을 가릴 수 있다.
2. ND필터가 있으면 장노출을 통해 물결과 구름을 뭉갤 수 있다.
3. 언덕 위 주차장에서 간월암으로 가는 계단 주변이 촬영 포인트. 반(半)역광을 이용한다.

여행 정보


	새해소원 안고… 공세리성당에서 수덕사

수도권에서 출발하면 아래 순서대로 일정을 잡는다. 괄호 속은 내비게이션 키워드다. 단 간월도와 온천은 시간 조절을 할 것. 주민이 사는 집 방문을 원한다면 외암리민속마을은 생략하는 게 좋다.
1.공세리성당(〃) (041)533-8181, www.gongseri.or.kr
2.외암리민속마을(〃) (041)541-0848,  http://체험마을.한국 입장료 2000원
3.세계꽃식물원(〃) (041)544-0746,
www.asangarden.com, 입장료 8000원
4.파라다이스도고(〃) (041)537-7100,
www.paradisespa.co.kr, 입장료 1만원 주말 1만2000원
5.수덕사(〃)
www.sudeoksa.com, 입장료 2000원.
6.맛집: 간월도맛동산(〃) (041)669-1910,
www.matdongsan.co.kr, 영양굴밥 1인분 1만2000원(2인분 이상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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